오는 10월 완공 목표… 예상 비용 300만 달러 중 250만 달러 모금해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샌프란시스코한인회관 개·보수작업이 한창이다. 대규모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을 때부터 이미 작업이 시작됐다. 샌프란시스코한인회(회장 김한일)는 작업의 진척 상황과 후원금 모집내용을 계속 한인사회와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한인회관은 과거 유대인 문화센터 건물을 구매해서 사용해왔다. 이 건물은 건축된 지 100년이 넘었다. 이처럼 노후화돼 안전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건물이 낡아 활용도도 떨어졌다. 이 때문에 개보수가 현지 한인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보수비용이 문제였다. 어떻게 비용을 마련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던 때에 샌프란시스코의 김진덕·정경식 재단에서 개보수비용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김진덕 정경식 부부의 아들인 김한일 재단 대표가 기꺼이 기부한 것. 이것이 기회가 돼 한인회관 개보수계획이 빠르게 진행됐다. 김한일 대표는 한인회관 보수작업 마무리를 목표로 내걸고 한인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12월 말이었다. 다음은 김한일 샌프란시스코한인회장과의 문답이다. 이 문답은 이메일로 오갔다.
– 한인회관 개보수작업 진척 정도는?
“작업 공정 60~70%가 진행됐다. 건물 창호 교체를 비롯해 내부 벽과 바닥, 페인트를 설치하는 1차 공정은 6월 말 완료될 예정이다. 2차 공정은 문화회관 안에 역사박물관을 설치하고 대강당에 대형 LED 패널과 프로젝터 따위를 설치하는 작업이다. 건물 뒤편 정원에는 안창호 선생 등 독립지사 분들의 동상을 설치하는 등 테마에 맞도록 꾸미는 공사도 진행된다. 2차 공정은 10월 중에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여러 한인 행사가 열리고, 2세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어르신들의 사랑방으로 쓰여야 할 한인회관이 낡아 발길이 계속 끊어지는 게 안타까웠다”면서, “개보수작업이 끝나면 한인 1세부터 3, 4세대까지 교류하는 교류의 장이자 한국의 우수한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공공외교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LED 디스플레이 설치와 VR 영상 등을 제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 개보수비용은 얼마이며 모금은 얼마나 이뤄졌는지?
“개보수에 모두 30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사 진행에 따라 비용이 더 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공사 후원금 250만 달러를 확보했다.”
– 한인회관 내 설치되는 전시물이나 공간을 소개한다면?
“한인회관에는 현재 1908년 친일 외교관인 더럼 스티븐스를 처단한 장인환, 전명운 의사 흉상이 있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독립운동을 시작한 도산 안창호 선생과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동상도 제작해 뒤뜰 정원에 설치할 예정이다. 또 우당 이회영 선생과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셨던 유일한 박사, 윌로우스 한인비행학교를 만드는 데 큰일을 하셨던 김종림 선생, 샌프란시스코 한인연합감리교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과 한인사회 화합에 앞장섰던 이대위 목사 동상도 설치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동상을 제작해 설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청각 자료들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 왜군을 무찌른 이순신 장군, 도산 안창호, 우당 이회영, 유일한 박사, 윌로우스 비행학교 설립에 참여하신 김종림 선생, 이대위 목사, 중가주 다뉴바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강혜원 여사의 주요 활동과 일대기를 다룬 영상들을 제작해 방문객들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영상은 VR기기를 사용한 가상현실로도 제작하려고 한다. 지루하지 않고 흥미를 줘서 관람객들이 영상 내용을 쉽게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한국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위대한 수업’ 영상도 방송국의 협조를 얻어 방문객들에게 제공하려고 한다. EBS가 제작한 ‘위대한 수업’은 70명이 넘는 세계 석학들을 인터뷰한 프로그램으로, 한인들에게는 물론 다른 민족 방문객들에게도 유익한 영상자료가 될 것이다. 나중에 여건이 된다면 K-POP, 한식 등 한류를 소개하는 자료들도 추가할 계획이다.”
– 샌프란시스코와 가까운 다른 지역 한인회도 한인회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는데.
“도산 안창호 선생이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한인들의 친목과 화합이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한인친목회를 설립했다. 안창호 선생은 우리가 어디에 무엇을 하며 살고 있든지 한민족이라고 생각했다. 서로 돕고 힘을 모아야 한인사회가 발전한다고 여겼다. 이런 뜻에서 샌프란시스코 한인친목회는 나중에 공립협회로 발전했다. 나는 지금도 이 정신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인회가 지역에 따라 다르다고 서로 외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북캘리포니아 지역에는 현재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5개의 한인회가 활동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한인회를 제외하면 자체 한인회관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한인회는 없다. 김 회장은 이 때문에 한인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일이 불씨가 되어 모든 한인회가 자체 한인회관을 보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한인회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차장이 없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인회관 옆 도로에 한인회관 방문자 전용 주차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시 정부에서 주차허가권을 살 계획을 세우고 있다.”
– 개보수비용을 낸 주요 단체나 개인을 소개해달라.
“많은 분들과 단체들이 참여했다. 일부만 소개한다면 하연 파운데이션, 영 파운데이션, 이종문 회장, 유병주 대표 등이다. 이들은 개보수를 위해 10만 달러 이상을 후원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후원금을 보내오고 있다.”
그는 한인회장으로 취임한 뒤부터 샌프란시스코한인회 홈페이지(sfkorean.org)에 모든 후원금 내역을 올려서 보여주고 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이 한 푼 두 푼 모아 보내온 후원금도 무척 소중하다”면서, “이런 학생들이 자라서 한인사회를 이끌어 나갈 때 더 발전되고 희망찬 한인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또 “1987년에 한인회관을 구매했을 때 도움을 준 분들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훌륭한 한인회관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일 회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UC버클리와 UOP치과대학(School of Dentistry)을 졸업했다. 그 뒤 산호세에서 Jonathan H Kim DDS병원을 운영하며 30년 동안 원장으로 일해왔다. 20여 년 전부터는 JK Property management 회사도 설립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는 또 한인들의 권익을 높이고 조국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활동을 펼쳤던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김진덕·정경식 재단을 설립해 봉사활동들을 하고 있다.
이 재단은 구글, 애플 지도에서 독도 이름 되찾기 캠페인을 펼쳤고,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와 서울 남산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주도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 마스크와 장갑, 위생 보호복 등 구호 물품들을 한국에 보냈고, 미국에도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나눴다. 팬데믹 기간 아시안들을 향한 차별범죄가 대규모로 발생했을 때는 3만여 명이 참여하는 ‘Stop Asian Hate’ 집회를 개최하고,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있는 위안부 기림비부터 유니언 스퀘어까지 시가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San_Francisco #Bay_Area #Korea_Center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관